달달해서 좋았던 홍시, 그게 문제였더라
나는 예전부터 과일을 참 좋아했다. 특히 가을철만 되면 시장이나 마트에서 홍시를 꼭 사 먹곤 했다. 말캉말캉하게 익은 홍시 하나 쭉 짜먹으면 그 달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이상하게 기분까지 좋아지더라.
근데 내가 당뇨 전단계 진단을 받은 이후부터는 그 좋아하던 과일 하나조차도 마음 편히 못 먹는 날이 왔다. 지금은 식후 혈당도 체크하고, 탄수화물 양도 따져가며 식단을 조절하지만… 그 초반엔 진짜 무지했었다.
그 중 가장 뼈아픈 실수 하나가 바로 ‘홍시’였다. 나는 그걸 몰랐다. 홍시가 내 혈당을 그렇게까지 튀게 만들 줄은 말이지.
당뇨 진단 전, 내 과일 습관
지금 생각해보면 난 진짜 과일을 밥보다 더 즐겼다. 아침 공복엔 바나나 하나, 점심 후엔 사과 반쪽, 저녁엔 배나 홍시 같은 거 하나쯤은 당연히 먹는 줄 알았다.
그리고 그 당시만 해도 ‘과일은 몸에 좋은 거’라는 인식이 너무 강해서, 오히려 채소보다 과일을 더 많이 먹고 있었던 것 같다.
홍시는 특히 내 간식이었는데, 집에 있을 땐 냉장고에 꺼내놓은 홍시를 얼려뒀다가 반쯤 녹았을 때 아이스크림처럼 퍼먹는 걸 좋아했다. 달달하니 당도 높고 씹을 것도 없고 그냥 후루룩 먹기 좋았거든.
그게 혈당에 치명적이라는 걸, 난 진짜 몰랐다.
처음 느낀 이상한 느낌, 식곤증이 너무 심해지더라
어느 날부터인가 점심 먹고 홍시까지 먹고 나면, 눈꺼풀이 무겁다 못해 아예 의자에서 꾸벅꾸벅 졸 정도가 됐다.
회사에서는 “밥 먹고 졸린 거야, 뭐 어쩌겠어~” 하면서 농담도 하고 그랬지만, 나 스스로 이상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졸린 정도가 아니라, 손발이 찬 느낌? 온몸이 나른해지고 두통까지 오는 날도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게 혈당 때문이라고는 생각 못 했는데, 병원에서 공복 혈당이 119가 나온 날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의사 선생님이 말하더라.
“지금은 경계 단계입니다. 당장은 약을 드릴 순 없지만 식단 관리를 잘 못하시면 바로 약물 치료 시작하셔야 해요.”
그 말 듣고 집에 와서 진짜 처음으로 내가 평소 뭘 먹고 살았는지 쭉 적어봤다. 그중 가장 눈에 띈 게 ‘홍시’였고, 그걸 매일같이 간식으로 먹고 있었던 나 자신이 좀 억울하면서도 어이없더라.
혈당기 직접 써보면서 알게 된 진실
그 이후로는 공복 혈당뿐만 아니라 식후 혈당도 체크해보려고 혈당기를 구입했다. 처음엔 좀 번거롭고 귀찮았지만, 막상 직접 수치를 확인하고 나니까 ‘이래서 이걸 써야 하는구나’ 싶더라.
궁금해서 홍시를 아침 공복에 먹어보고 30분, 1시간, 2시간 간격으로 혈당을 쟀다.
▶ 공복 전 혈당: 97mg/dL
▶ 홍시 한 개 (소형, 약 180g) 섭취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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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후: 156mg/d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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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후: 189mg/d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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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후: 162mg/dL
와… 이거 진짜 깜짝 놀랐다. 달콤한 맛 그대로 혈당이 쭉쭉 올라가더니 2시간이 돼서도 160이 넘더라. 이게 사탕 먹은 것도 아니고, 단지 홍시 하나였는데 말이다.
홍시가 당뇨에 안좋은 이유, 내가 느낀 그대로
나처럼 단맛 좋아하고, 과일은 무조건 건강한 음식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정말 많은데… 홍시는 생각보다 당 지수가 높은 과일이었다.
**GI 수치(혈당지수)**가 높은 편이고, 특히 말랑말랑하게 잘 익은 홍시는 섬유질이 거의 없어서 혈당이 급속도로 올라가는 구조더라.
그리고 1개만 먹기도 어렵잖아요. 홍시 특성상 한 개 먹으면 입이 달아나서 하나 더 꺼내게 되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2개~3개는 순식간에 먹게 되니까.
물도 별로 마시지 않게 되고, 거기에 식후면 인슐린이 일하고 있는 시간대니까 딱 최악의 조건이었더라고요.
홍시를 완전히 끊어야 할까? 내가 택한 방법은 이거예요
그렇다고 홍시를 아예 끊은 건 아니다. 솔직히 말해서 너무 좋아하는 음식이라 한동안은 미련이 남더라.
그래서 선택한 방법은 이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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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공복 때 반 개만 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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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시 먹은 날은 탄수화물 섭취 줄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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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운동 30분 추가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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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에 한 번만 먹기
이렇게 조절하니까 식후 혈당이 150 이하로 유지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먹고 싶으면 먹을 수 있다’는 생각 덕분에 스트레스가 확 줄었다.
결국 당뇨든 당뇨 전단계든 가장 중요한 건 완벽하게 막는 게 아니라, 조절하면서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 같더라.
느낀 점, 단맛엔 늘 책임이 따라온다
홍시는 아직도 내 입맛을 자극한다. 마트 갈 때마다 눈에 보이면 한참을 바라보게 되고, 껍질이 얇고 반투명한 홍시를 보면 입안에 침이 돌기도 한다.
근데 이제는 그 유혹 앞에서 멈추는 법을 안다. ‘내가 먹고 나서 어떻게 될지’를 알기 때문에, 선택하게 되는 거다.
가끔 먹더라도 내 몸 상태를 먼저 보고, 스스로 조절하는 습관이 생긴 것만으로도 이젠 내가 예전보다 훨씬 건강해졌다고 느낀다.
한 줄 요약과 팁
한 줄 요약
홍시는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과일이라 당뇨나 경계 단계라면 조심해서 섭취해야 해요!
실전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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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시는 GI 지수가 높은 편이라 혈당 급상승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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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복에 소량 섭취하면 비교적 안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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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후보다는 식전이나 간식으로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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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에 한 개 이하, 주 2회 이하 섭취 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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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취 후엔 가벼운 운동 필수
혹시 지금 이 글을 읽으면서 냉장고에 홍시 하나 꺼낼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 분 계신가요?
먹을 수 있어요. 다만, ‘어떻게’ 먹을지를 먼저 생각하셔야 해요. 우리, 단맛은 천천히 즐겨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