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 좋아하는 내가 당뇨 전단계 판정을 받았을 때
나는 원래 면 덕후다. 라면, 우동, 짜장면 가리지 않고 좋아했지만 그중에서도 제일 즐겨 먹던 게 파스타였다. 크림파스타도 좋아했고, 토마토 베이스도 좋아했다. 근데 작년에 건강검진에서 뜻밖의 말을 들었다. ‘공복혈당 수치가 높아요. 당뇨 전단계예요.’ 이 말 듣자마자 멍해지더라.
그날 이후 제일 먼저 머릿속에 떠오른 건 “그럼 이제 파스타도 끊어야 하나?”였다. 당장 혈당 올릴 수 있는 음식 피해야 한다고 들었으니까. 한동안은 파스타 사진만 봐도 가슴이 아팠다. 근데 그냥 참고 안 먹을 순 없더라고. 나중엔 스트레스가 더 혈당에 안 좋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어서, 공부도 좀 해보고, 직접 먹으면서 혈당 변화도 체크해봤다.
지금은 나름대로 파스타와 공존하는(?) 방법을 찾았고, 예전만큼 자주 먹지는 않지만 혈당 신경 쓰면서 맛있게 즐기는 법을 터득했다. 이 글은 그 과정을 담아보려고 한다.
파스타, 진짜 혈당 올리긴 올려요
먼저 결론부터 말하자면, 파스타는 혈당을 확실히 올릴 수 있는 음식이 맞다. 특히 일반적으로 많이 먹는 흰 파스타면은 정제 탄수화물이라서 혈당지수가 꽤 높은 편이다. 내가 처음 이걸 체감했던 건,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크림파스타 한 접시 먹고 난 뒤였다. 식사 후 1시간 반쯤 돼서 혈당을 재봤는데 180이 넘었더라. 그날 솔직히 좀 무서웠다.
크림소스 때문인가 싶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소스보다도 면 자체가 문제였다. 보통 우리가 먹는 파스타면은 정제 밀가루로 만든 거고, 익힘 정도에 따라 혈당지수가 더 높아지기도 한다. 내가 알 덴테로 먹었을 땐 그래도 150 정도에서 멈췄는데, 오래 익힌 면은 확실히 더 올라갔다.
혈당지수(GI), 생각보다 중요한 개념이더라
예전엔 혈당지수가 뭔지도 몰랐다. 근데 당뇨 전단계 판정 받고 나서 공부하다 보니 GI 지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됐다. 혈당지수는 쉽게 말해서 음식을 먹었을 때 혈당이 얼마나 빨리, 얼마나 많이 오르는지를 수치화한 거다.
파스타의 경우, 알 덴테로 조리하면 혈당지수가 약 45~50 정도, 꽤 괜찮은 편이다. 근데 이걸 오래 삶아서 말랑하게 만들면 GI가 65~70 이상까지 뛴다. 그래서 파스타 먹을 땐 조리법이 진짜 중요하다.
또 하나 알게 된 건, 같은 파스타라도 통밀 파스타는 GI가 낮다는 점이었다. 일반 파스타보다 식이섬유가 많고 소화가 천천히 되기 때문인데, 이게 혈당을 천천히 올려서 더 안정적으로 유지되게 해준다.
내 방식대로 조절해가며 먹은 이야기
파스타를 완전히 끊을 순 없으니까 나름대로 조절하면서 먹어보기로 했다. 일단 아래 세 가지 기준을 세웠다.
첫째, 알 덴테로만 조리한다
면을 너무 오래 삶으면 무조건 혈당이 올라가니까, 절대 10분 넘기지 않는다. 보통 7분~8분 딱 맞춰 끓이고, 물에서 건진 다음엔 찬물에 살짝 헹궈서 조리 멈추게 한다.
둘째, 무조건 단백질+채소랑 같이 먹는다
탄수화물만 단독으로 먹으면 혈당이 빠르게 올라간다. 그래서 파스타 먹을 땐 항상 닭가슴살, 새우, 계란 같은 단백질과 함께, 양파, 브로콜리, 시금치 같은 채소를 듬뿍 넣는다. 이러면 포만감도 올라가고, 혈당도 더 천천히 오르더라.
셋째, 먹기 전 공복 상태 피하고, 먹고 나선 가볍게 걷기
공복 혈당이 높을 땐 그 위에 파스타를 얹으면 혈당이 금방 200 넘을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간단하게 삶은 달걀 하나나 방울토마토 몇 개를 먹고 시작한다. 식사 후엔 무조건 20분 정도 걷는다. 확실히 혈당이 훨씬 안정적이다.
직접 혈당 재보며 확인한 결과
나는 파스타 먹기 전과 먹은 후 1시간 반~2시간 사이에 혈당을 잰다. 아래는 내가 기록해본 예시다.
파스타 종류 | 조리 방식 | 식전 혈당 | 식후 90분 혈당 |
---|---|---|---|
크림 파스타 (흰면) | 10분 삶음 | 102 | 182 |
알 덴테 + 닭가슴살 | 7분 삶음 | 98 | 148 |
통밀 파스타 + 채소 | 7분 삶음 | 99 | 137 |
알 덴테 + 새우 + 올리브유 | 8분 삶음 | 103 | 142 |
이걸 보면서 느꼈다. 방법만 잘 조절하면 파스타도 혈당관리 하면서 먹을 수 있구나. 무작정 피하는 게 답은 아니라는 걸 체감했다. 물론 매일 먹을 수는 없지만, 가끔 먹고 싶을 땐 위 기준만 잘 지켜주면 큰 문제는 없더라.
크림보단 오일, 오일보단 토마토가 낫더라
소스에 따라서도 혈당 반응이 달랐다. 크림 소스는 지방이 많아서 소화가 늦긴 하지만, 혈당이 갑자기 훅 오르는 경우가 있었고, 오일 파스타는 비교적 안정적이었고, 토마토 베이스는 더 깔끔하게 유지됐다.
그래서 요즘은 파스타 먹을 때 오일 또는 토마토 소스 위주로만 고른다. 파스타 소스도 직접 만들면 더 좋고, 시판용은 꼭 영양성분표 확인하고 선택한다. 당류가 많지 않은 제품으로만 고르려고 한다.
결국은 내 몸에 맞는 방식 찾는 게 중요해요
당뇨 전단계 판정을 받고 나서 처음엔 파스타를 아예 끊으려 했다. 근데 그렇게 되면 너무 스트레스 받고, 결국 폭식으로 이어지더라. 그래서 아예 끊기보단, 몸에 무리 없는 선에서 어떻게 먹을지를 찾는 게 훨씬 낫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지금은 한 달에 한두 번, 그렇게도 안 되면 두 달에 한 번 정도 파스타를 즐긴다. 그 시간이 소중해서, 더 정성스럽게 만들고, 더 천천히 꼭꼭 씹으면서 먹게 된다.
한 줄 요약
파스타, 혈당 올리긴 하지만 조리법과 먹는 방법만 조절하면 충분히 당뇨도 관리하면서 즐길 수 있어요!
현실 팁 요약
✅ 파스타는 ‘알 덴테’로 조리, 7~8분 딱 지키기
✅ 흰 파스타 대신 통밀 파스타 쓰면 훨씬 나음
✅ 단백질, 채소와 함께 먹기
✅ 공복에 먹지 말고, 식후엔 무조건 가볍게 걷기
✅ 혈당지수 낮은 소스 (토마토, 오일) 선택하기
✅ 먹은 후 혈당 체크해보며 내 몸에 맞는 기준 찾기
누가 뭐래도 음식은 결국 ‘삶의 즐거움’이니까요. 포기보단 조절, 그게 진짜 현명한 선택이더라고요. 파스타 좋아하신다면, 너무 겁먹지 마시고 한 번 이렇게 시도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