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당뇨 전단계라는 진단을 받았을 때, 가장 먼저 바뀐 건 식탁이었어요. 평소에 아무 생각 없이 먹던 음식들이 갑자기 전부 무서워지더라고요. 탄수화물 많은 음식은 죄책감 들고, 당 올라갈까 봐 무조건 피하게 됐어요.
그중에 제일 고민됐던 게 바로 옥수수였어요. 원래 여름만 되면 꼭 찐 옥수수 해먹는 게 우리 집 풍경이었는데, 당뇨 신경 쓰기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이거 먹어도 되나?’ 하는 걱정이 먼저 들더라고요.
오늘은 제가 직접 겪은 옥수수와 당뇨 사이의 현실적인 이야기, 혈당 지수 확인부터 섭취방법, 칼로리까지, 정말 실제로 먹어보면서 느낀 것들 솔직하게 나눠볼게요.
당뇨 판정 받고 달라진 식단
처음 혈당 수치가 경계선이라고 들었을 땐 솔직히 별 느낌 없었어요. 그냥 설탕 조금 줄이면 되겠지 했죠.
근데 담당 의사 선생님이 “탄수화물 많은 음식도 조절하셔야 돼요. 과일, 고구마, 옥수수, 감자 같은 것도 한꺼번에 많이 드시면 혈당 금방 올라갑니다” 라고 딱 말하시는데… 귀에 ‘옥수수’ 세 글자만 콕 박히더라고요.
그 뒤로 집에 있던 찐 옥수수를 누가 먹으라고 해도 손이 안 가더라고요. 무조건 당을 자극하는 음식처럼 느껴져서요.
그런데 이게 문제예요. 옥수수가 건강식이란 말도 많고, 식이섬유도 많다던데 그걸 못 먹는다고 생각하니까 오히려 스트레스가 쌓이더라고요.
다시 옥수수를 찾아보기 시작했던 이유
그러다 어느 날, 인터넷에서 옥수수가 GI가 의외로 낮은 편이라는 글을 봤어요. 그게 계기였어요.
‘내가 괜히 먹지도 않고 두려워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제대로 공부해봤어요.
GI는 혈당지수잖아요. 어떤 음식을 먹고 혈당이 얼마나 빠르게 오르는지를 숫자로 나타낸 건데, 제가 먹고 싶었던 찐 옥수수의 혈당지수(GI)는 55 전후더라고요.
놀랐던 건, 생각보다 낮은 수치였다는 거예요. 흰쌀밥이 70 넘고, 식빵도 70 넘는데, 찐 옥수수가 55?
게다가 식이섬유랑 천연당이 같이 있어서 급격한 혈당 상승을 막아준다는 얘기도 있었고요.
이쯤 되니까 다시 먹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 오랜만에 찐 옥수수 하나를 해먹어 보기로 했어요.
처음 먹었을 때 솔직한 기분
처음 한 입 먹는데 진짜 눈물날 뻔했어요.
‘아… 이 맛이었지’ 하면서요.
원래는 한 번에 두세 개는 거뜬히 먹었는데, 그날은 딱 하나만 쪘어요. 반은 아내랑 나눠먹고요.
한 알 한 알 천천히 씹으면서 먹으니까 만족감도 높고, 당에 대한 걱정도 줄었어요.
먹기 전에 혈당 재고, 먹고 한 시간 후에 혈당을 다시 재봤는데 생각보다 많이 안 오르더라고요.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에겐 확실히 괜찮은 반응이었어요.
그날 이후로 옥수수는 다시 제 식단에 살짝살짝 들어오게 됐죠.
옥수수의 칼로리, 적당한 선에서 먹으면 괜찮다
제가 처음에 오해했던 것 중 하나가 ‘옥수수는 고탄수화물이라 무조건 고칼로리다’는 생각이었어요.
근데 실제로 확인해보니까, 중간 크기 찐 옥수수 한 개가 약 150~160kcal 정도 되더라고요.
그 안에 식이섬유가 많고, 포만감도 꽤 있어서 간식 대용으로는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여러 개 먹으면 의미 없지만, 하루 간식으로 1개, 그것도 반 나눠서 먹는 정도면 저는 전혀 부담 없었어요.
무작정 칼로리 높은 음식이라고 단정 지었던 과거의 나한테 얘기해주고 싶었어요.
옥수수를 건강하게 먹는 나만의 방법
이제는 옥수수를 그냥 먹는 게 아니라, 더 건강하게 먹는 방법을 찾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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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없이 찌기: 원래 엄마가 삶을 때 소금을 조금 넣으셨는데, 저는 그냥 물만 넣고 찌거든요. 그래도 단맛은 그대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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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째 찌기: 겉껍질 한 겹은 그대로 두고 찌면 수분도 덜 빠지고 단맛이 더 배는 느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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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게 잘라서 냉동 보관: 옥수수 한 개를 반으로 잘라서 냉동해두면, 당이 확 오르지 않게 나눠서 먹기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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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보단 점심에 먹기: 저는 공복 혈당이 좀 민감해서 아침보단 점심에 먹는 편이 훨씬 안정적이더라고요.
이렇게만 관리하면 오히려 너무 좋은 건강 간식이에요.
옥수수를 피하고 살았던 그 시간들이 아까웠다
지금은 솔직히 말해서, 괜히 겁만 먹고 몇 달 동안 안 먹었던 게 너무 아까워요.
그 기간 동안 당 걱정은 커졌고, 오히려 식단에 대한 스트레스로 폭식도 했었거든요.
지금은 ‘먹되, 조절하자’는 마인드로 바뀌었어요. 옥수수를 무작정 끊기보단 양 조절과 섭취 시간만 잘 맞추면 훨씬 편안하게 건강 관리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마무리하며 느낀 점
옥수수, 당뇨에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하던 시절엔 그냥 ‘탄수화물 덩어리’처럼만 보였는데, 지금은 내가 조절할 수 있는 건강 간식이라는 확신이 있어요.
물론 지나치면 독이 되는 건 모든 음식이 마찬가지지만, 옥수수는 GI도 나쁘지 않고, 포만감도 좋아서 저 같은 당 조절 중인 사람들한테는 오히려 도움이 되는 식품이라는 걸 알게 됐죠.
‘그동안 쫄아서 괜히 못 먹었네’ 싶었던 음식이 여러분에게도 있다면, 다시 한번 정확하게 확인해보세요. 오해하고 버리기엔 너무 맛있는 게 세상엔 많더라구요.
마지막 팁
옥수수, 당뇨에 무조건 나쁜 게 아니에요. 혈당지수 낮은 편이라 ‘양 조절’만 하면 오히려 좋은 간식이 될 수 있어요. 저는 지금도 하루 반 개 정도, 천천히 씹어 먹고 있어요!
건강하게, 똑똑하게, 맛있게 먹는 게 당 관리의 진짜 핵심이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