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는 별 생각 없던 번데기, 나이 드니 건강식으로 보이더라
번데기요? 어릴 때는 그냥 시장이나 운동회 같은 데서 나오는 간식이었지, 누가 그걸 건강식이라고 생각이나 했겠어요. 그런데 40대 되고 나니까 건강한 음식 찾는 게 취미가 되어버렸네요. 예전 같으면 냄새만 맡아도 고개 돌렸을 번데기를, 요즘은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냉동실에 쟁여두고 있어요.
이게 다 혈당 때문이에요. 저는 정식으로 당뇨 진단을 받은 건 아닌데, 건강검진에서 공복혈당 수치가 경계선이라는 소리를 듣고 나서 확 긴장했거든요. 뭘 먹든 당 떨어지는 음식만 찾게 되더라고요. 운동도 꾸준히 하는 편인데, 아무래도 식습관이 제일 중요하다는 말을 들어서 음식에 더 예민하게 신경 쓰기 시작했죠.
그러다가 알게 된 게 바로 번데기였어요. 그 옛날, 따뜻한 종이컵에 담아주던 그 녀석이요. 우연히 유튜브에서 번데기가 당뇨에 좋다는 말을 듣고 ‘설마?’ 싶어서 찾아봤는데, 오히려 진짜 괜찮은 음식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시작은 호기심, 진짜 먹게 된 건 혈당 때문
처음엔 그냥 “이게 당뇨에 좋다고?” 하고 웃고 넘겼어요. 근데 그날 밤에 궁금해서 논문도 찾아보고, 식약처 자료도 봤어요. 그러다 알게 된 게 번데기에는 고단백질이 풍부하고, 혈당지수(GI)가 낮다는 거예요.
당뇨에 관심 가지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GI 수치 낮은 음식은 혈당을 천천히 올려줘서 좋거든요. 당장 그다음 날 마트 가서 캔 번데기 하나 사왔어요. 예전엔 냄새가 싫어서 피했는데, 이번엔 오히려 반갑더라고요.
그래서 직접 끓여봤어요. 물에 한 번 헹궈서 잡내 빼고, 양파랑 대파, 마늘 좀 넣고 보글보글. 별거 아닌데도 예전에 먹던 기억이 떠올라서 기분이 이상하더라고요. 진짜 한 숟갈 뜨는 순간, ‘이 맛이었지’ 싶었어요.
당뇨에 어떤 효능이 있냐고? 직접 느꼈던 변화가 있어요
한동안 아침 공복 혈당을 매일 체크했어요. 번데기 먹기 전엔 평균 110mg/dL쯤 나왔거든요. 근데 번데기를 저녁 반찬으로 일주일 정도 챙겨 먹으니까 100~105로 내려간 거예요.
물론 이게 다 번데기 덕분이라고 단정할 순 없지만, 식단에서 탄수화물 줄이고 단백질 늘린 게 확실히 도움은 됐던 것 같아요. 번데기는 일반 고기보다 지방이 적고 단백질 비율이 높아서 부담 없이 자주 먹을 수 있더라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간식이면서도 혈당에 부담이 없는 음식’이라는 점이 가장 좋았어요. 평소엔 간식 하나 먹으면서도 ‘이거 먹으면 또 올라가겠지’ 싶었는데, 번데기는 그런 죄책감 없이 먹을 수 있으니까 스트레스도 덜했어요.
칼로리? 생각보다 낮더라
보통 고단백 음식이라고 하면 칼로리가 높을 거라고 생각하잖아요?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근데 의외로 번데기는 100g당 약 140~150kcal 정도예요.
비슷한 양의 돼지고기나 치킨보다 훨씬 낮은 편이죠. 그래서 다이어트 중이거나 식사량 조절하는 분들한테도 꽤 괜찮은 간식이 될 수 있어요.
물론 조리법에 따라 달라지긴 해요. 기름에 볶거나 튀기면 칼로리는 훌쩍 올라가죠. 그래서 저는 물에 데치거나 간단히 국 끓이는 정도로만 조리해요. 그러면 칼로리도 낮고, 포만감도 제법 오래 가더라고요.
내가 자주 해먹는 번데기 섭취 방법
1. 번데기국
제일 흔하지만 제일 실패 없는 방법. 번데기캔 한 통 꺼내서 물에 한 번 헹구고, 냄비에 양파, 대파, 마늘, 고춧가루 살짝 넣고 끓이면 끝. 간장은 너무 많이 넣지 않아요. 국물 맛만 살짝 낼 정도로.
2. 번데기전
이건 손님 왔을 때 써먹는 메뉴예요. 번데기 으깨서 부침가루나 두부랑 섞고 부쳐주면 색다르기도 하고, 애들도 잘 먹더라고요. 겉모습만 보면 번데기인지 모를 정도라 편견도 줄어요.
3. 샐러드 토핑
이건 최근에 알게 된 건데, 구운 번데기를 샐러드 위에 뿌려 먹으면 식감도 좋고, 단백질 보충도 돼서 한 끼 식사로 충분해요. 드레싱은 가볍게 발사믹만 써요.
이렇게 세 가지 레시피만 돌려가면서 먹어도 질리지 않아요. 물론 냄새가 싫다는 분도 있긴 한데, 헹구고 나서 마늘이나 생강 넣으면 거의 안 나요.
부작용도 있긴 해요, 꼭 체크하세요
모든 음식이 그렇듯 번데기도 과하면 문제가 돼요.
가장 흔한 부작용은 알레르기 반응이에요. 곤충 단백질에 민감한 분들은 발진, 가려움, 복통 같은 증상이 있을 수 있으니까 처음 먹어보는 분이라면 소량부터 시작하는 게 좋아요.
그리고 통풍 있으신 분은 주의해야 해요. 퓨린 함량이 꽤 있어서 요산 수치가 높은 분들한테는 안 맞을 수 있대요.
저는 다행히 별문제는 없었지만, 한번 먹고 몸이 간질간질하다면 바로 중단하는 게 좋겠죠. 건강해지려고 먹는 건데 몸에 안 맞으면 오히려 독이니까요.
지금은 번데기가 식탁에 자주 올라오는 단골 메뉴가 됐어요
솔직히 처음엔 나도 반신반의했어요. ‘번데기 먹고 혈당이 낮아질까?’ 싶었죠. 근데 지금은 당 떨어지는 날엔 오히려 먼저 찾게 되는 음식이 됐어요.
가공식품처럼 당 걱정 안 해도 되고, 단백질도 많고, 칼로리도 낮고. 먹으면서도 스트레스 안 받으니까 그게 제일 좋더라고요.
요즘은 번데기를 그냥 ‘국민 건강식’으로 봐야 하지 않나 싶어요. 왜냐면 흔하게 구할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하고, 보관도 편하고, 응용도 다양하니까요.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팁 한 가지
번데기는 처음 먹는 게 어색할 뿐이에요. 한번 맛 들이면 고기보다 더 자주 먹게 돼요.
“혈당 걱정된다면, 번데기 한 숟갈 어떠세요?”
이렇게 한 줄로 정리하고 싶어요. 정말, 번데기 다시 보기 시작한 이후로 저녁 식탁이 건강해졌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