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처럼 나이 들면서 건강 걱정 많아지는 분들 계실 거예요. 특히 당뇨 진단 받고 나면 음식 하나하나 조심하게 되잖아요. 저는 42살에 공복혈당 130이 넘는 당뇨 전단계 판정 받고 나서부터 본격적으로 식단 조절에 들어갔어요.
그런데 말이 쉽지, 식단 조절이 진짜 어려운 게 뭔지 아세요? 라면을 못 먹는 거예요.
솔직히 말해서, 하루 고기 안 먹는 건 참아도, 한 달 라면 안 먹는 건 너무 힘들더라고요. 특히 저녁 늦게 야식 땡길 때, 뭔가 허전한 느낌 있잖아요.
그래서 오늘은 당뇨 판정 받은 제가 라면을 어떻게 조절해서 먹었는지, 그리고 실제로 혈당이 어떻게 반응했는지, 먹어도 되는지 안 되는지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를 써보려고 해요.
당뇨 진단 후 첫 고민: 라면을 끊어야 하나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이 이런 말을 하시더라고요.
“가공식품은 되도록 피하세요. 라면도요.”
그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어요.
“어… 라면을 안 먹고 평생 살아야 하나요?”
진짜 그날부터 고민이 시작됐어요. 라면을 완전히 끊어야 하나? 아니면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괜찮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는 완전히 끊지는 않았고, 대신 방식을 바꿔서 조절하며 먹고 있어요.
당뇨인데 라면 먹어봤더니 생긴 변화
당뇨 초기라 혈당 체크를 자주 했어요. 라면 먹기 전후로도 꼭 체크했는데요, 한 번은 오전 11시쯤 공복혈당 117mg/dL 상태에서 라면을 먹고 2시간 뒤 쟀더니 187mg/dL까지 올라가더라고요.
정말 깜짝 놀랐어요. ‘한 끼에 이 정도까지 오르다니…’ 싶었죠.
먹었던 라면은 그냥 일반 매운맛 봉지라면이었어요. 면도 다 먹고, 국물도 절반은 마셨고요.
그날 이후로는 진짜 방식 바꿨어요. 그냥 먹으면 안 되겠더라고요.
라면을 먹으려면 이렇게 바꿔야 하더라
1. 면 전체를 먹지 않는다
저는 면을 반만 익혀서 건져내고, 나머지는 남겨요. 라면 1봉지에 90g 가까이 되는데, 절반만 먹어도 포만감은 꽤 되거든요.
2. 국물은 절대 금지
이건 제가 확실히 체험했어요. 국물을 조금만 마셔도 20~30mg/dL 더 올라가는 느낌이더라고요. 지금은 그냥 면만 건져먹고 국물은 아예 남겨요.
3. 야채를 많이 넣는다
양파, 대파, 청경채, 양배추 같은 걸 넣으면 섬유질이 탄수화물 흡수를 좀 늦춰준대요. 실제로 해보면 혈당이 덜 튀어요.
4. 단백질을 같이 넣는다
계란 하나, 두부 반모, 닭가슴살 조금. 이런 걸 같이 넣으면 포만감도 올라가고, 당만 먹었을 때보다 훨씬 안정적인 느낌이에요.
5. 아예 저탄수화물 라면으로 바꿨다
요즘 곤약면, 닭가슴살라면, 건면 라면 같은 대체식품 많잖아요. 그런 제품 위주로 돌리니까 확실히 부담이 덜해요.
라면 종류별로 먹어본 후기 (당뇨 기준)
★ 일반 라면 (국물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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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당 확 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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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복 110 → 2시간 뒤 180~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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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나면 미친 듯이 피곤
★ 일반 라면 (국물 X, 면 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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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복 110 → 2시간 뒤 14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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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채+계란 추가 시 130대 유지
★ 곤약면, 닭가슴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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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복 105 → 2시간 뒤 115~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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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느낌보단 가벼운 간식 느낌
★ 건면/저지방 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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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복 100 → 2시간 뒤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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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만감은 있으나 맛은 살짝 아쉽
이렇게 혈당 체크 결과가 다르니까, 저는 확실히 대체식 라면이나 건면 쪽으로 갈아탔고, 일반 라면은 정말 가끔, 그것도 방법을 지켜서만 먹어요.
가족과의 갈등도 있었던 라면 문제
한 번은 아내가 늦은 밤에 신라면 끓여 먹고 있길래 너무 먹고 싶었어요. “나도 한 젓가락만” 했다가
“당뇨라며 또 먹게?”
“딱 한 젓가락인데 뭔 상관이야…”
이런 식으로 싸우기도 했어요.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아내 말이 맞아요. 그냥 “한 입만”이 누적돼서 습관 되는 거니까요.
그날 이후로는, 저도 라면 땡길 땐 제가 직접 곤약면이나 닭가슴살라면 끓여서 대체해요. 아내도 그런 노력 보니까 응원해주더라고요.
당뇨라도 라면 못 먹는 건 아님. 다만…
제가 직접 겪어보니 결론은 이거예요.
“당뇨라고 라면 못 먹는 건 아닌데, 조절해서 먹어야 한다.”
그냥 예전처럼 한 봉지 다 먹고, 국물까지 다 마시면…
당이 확 올라가고, 다음날 몸도 피곤하고, 입도 마르고, 후회만 남아요.
그래서 방법을 바꾸는 게 답이에요.
마무리하며
저처럼 당뇨 초기이거나, 혈당 관리 중인 분들 많을 거예요. 라면은 분명 안 좋은 음식일 수 있어요. 탄수화물 덩어리니까요.
하지만 방법을 바꾸면, 가끔은 즐길 수 있는 위안의 음식이 될 수 있어요.
라면 한 젓가락에도 행복을 느끼는 우리잖아요. 그렇다고 건강을 다 버리자는 건 아니고요.
조금만 조절하면, 당뇨도 라면도 함께 갈 수 있습니다.
한 줄 요약
당뇨 있어도 라면은 먹을 수 있어요. 다만 ‘얼마나’, ‘어떻게’ 먹느냐가 전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