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 제 인생에 가장 큰 변화 중 하나가 찾아왔어요. 건강검진을 받고 ‘공복혈당이 높다’는 이야기는 몇 년째 들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겼었거든요. 그랬는데 결국엔 당화혈색소 수치가 6.8이 나오면서 의사 선생님이 “초기 당뇨입니다”라고 딱 잘라 말씀하시더라고요.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더라고요. ‘이제 밀가루도 못 먹고, 달달한 디저트도 끝이구나…’ 진짜 그렇게까지는 생각 안 했는데, 당뇨 진단받고 나니까 제일 먼저 떠오른 게 아이스크림이었어요. 여름엔 하루 하나씩은 먹었는데 말이에요.
그날 집에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 냉동고 앞에서 멍하니 서 있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포기해야 하나, 진짜 다시는 못 먹는 건가? 궁금해서 바로 공부하고, 병원도 찾아가 보고, 직접 먹어보면서 조심스럽게 실험도 해봤어요.
그렇게 알아낸 당뇨 환자의 아이스크림 섭취 노하우, 오늘 제 경험 바탕으로 편하게 얘기해볼게요. 저처럼 당뇨 진단받고 단 게 그리운 분들께 도움이 되면 좋겠어요.
처음엔 무조건 금지라고 생각했어요
의사 선생님한테 “그럼 아이스크림 같은 거 절대 안 되는 거죠?”라고 물어봤을 때, 딱히 ‘절대 안 된다’는 말은 안 하시더라고요. 대신 “성분 잘 보고 소량, 식사 직후에 드세요”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문제는 그 ‘소량’이 어느 정도인지 감도 안 잡히고, ‘성분 잘 본다’는 게 얼마나 복잡한 일인지 그땐 몰랐죠. 그냥 괜히 무서워서 몇 달은 아예 아이스크림 근처도 안 갔어요. 그랬더니 스트레스가 더 심하더라고요. 당을 끊으면 좋다지만, 참는 것 자체가 더 해로운 게 아닐까 싶기도 했어요.
결국 너무 참다가 한번 폭발했어요
한여름 저녁, 가족들이 다 같이 아이스크림 먹는데 혼자만 손에 물병 들고 있으니까 너무 서럽더라고요. 순간 욱해서, 집에 있던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국자 가득 퍼서 먹었어요. 그냥 미쳤던 거죠.
그리고 그날 새벽, 몸이 너무 더웠고,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어요. 당연히 불안해서 혈당 재봤더니, 190mg/dL이 넘었더라고요. 평소보다 60 가까이 오른 거예요.
그날 이후로 다짐했어요. 이렇게 욱해서 몰래 먹고 후회할 거면, 차라리 ‘건강하게 아이스크림 먹는 법’을 알아보자. 안 먹는 게 답이 아니라 ‘어떻게’ 먹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걸 그때부터 깨달았어요.
당뇨 환자도 먹을 수 있는 아이스크림이 있다?
검색도 많이 해보고, 당뇨 카페 같은 데도 가입해서 후기 찾아봤어요. 요즘은 당 줄이고 혈당지수 낮춘 **‘저당 아이스크림’**이 꽤 다양하게 나오더라고요. 마트, 편의점에선 잘 안 보이지만, 온라인 쇼핑몰엔 종류가 많았어요.
제가 먹어본 제품 중 괜찮았던 브랜드는 두 가지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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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락 저당 아이스크림: 식이섬유 많고, 당은 진짜 낮아요. 맛은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우유 맛은 확실히 느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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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림 아이스크림: 이건 디저트처럼 부드러워요. 스테비아나 에리스리톨 같은 천연 감미료를 써서 그런지 혈당 변화가 크지 않았어요.
처음엔 무조건 설탕이 없으면 안전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아니더라고요. 당알코올이라는 것도 종류에 따라 혈당을 올릴 수 있어서, 성분표 꼼꼼히 보는 습관을 들였어요.
실제로 먹고 혈당 체크해본 이야기
제가 직접 해봤던 실험 중 하나를 공유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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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복 혈당: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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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후 1시간 뒤: 저당 아이스크림 반 컵 섭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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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취 후 1시간 혈당: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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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취 후 2시간 혈당: 112
기존에 일반 아이스크림 먹었을 땐 190까지 튀었던 거에 비하면, 정말 큰 차이가 있었어요. 이걸 경험하고 나니까 ‘와, 먹을 수는 있구나. 조건만 잘 맞추면’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단, 양 조절은 정말 중요했어요. 한 통 다 먹는 건 무조건 무리예요. 저는 작은 종이컵 기준으로 반 정도, 식사 후에 먹는 걸 기본 원칙으로 삼았어요. 공복에 먹으면 확 치솟더라고요.
주의할 점도 많더라구요
1. ‘당 없음’이라고 무조건 안심하지 말기
요즘 제품 중에 ‘설탕 없음’이라고 써 있는 것도 있어요. 근데 대체당으로 쓰인 게 말티톨이면 혈당 확 오르더라고요. 무조건 성분표에 감미료 종류 확인해야 해요.
2. 지방 함량도 체크해야 해요
지방이 높으면 포만감은 오래가지만, 콜레스테롤 높은 사람들에겐 또 문제예요. 당뇨는 혈관 관리가 핵심이잖아요. 저는 포화지방 적은 제품 위주로 골라요.
3. 시중 아이스크림은 일반 제품 대부분 혈당 폭탄
특히 바닐라, 쿠키앤크림, 밀크초코 같은 기본 인기 제품들… 설탕, 액상과당, 연유 들어가 있으면 혈당 바로 튀어요. 당뇨 환자라면 이런 건 거의 ‘금지’라고 봐야 해요.
이후로 바뀐 나의 디저트 습관
당뇨 진단 이후로 저는 무조건 ‘포기’가 답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조금 달라졌어요. **‘똑똑하게 먹기’**가 제 슬로건이에요.
요즘은 아이스크림도 아예 안 먹는 게 아니라, 주 1회 정도 ‘약속된 디저트 시간’에 조금씩 먹어요. 그 시간이 되면 스트레스도 줄고, 다른 날엔 오히려 참기 쉬워졌어요.
식사 직후, 공복 아니게, 적은 양으로, 저당 제품으로. 이 네 가지만 지키면 스트레스 덜 받으면서도 건강도 챙길 수 있더라고요.
혹시 당뇨 진단 받고 아이스크림 끊으셨다면 꼭 읽어보세요
진짜 저도 처음엔 절망했어요. 당뇨 걸리면 맛있는 거 다 포기해야 할 줄 알았어요. 근데 그게 오히려 반대로 ‘폭식’으로 이어지더라고요.
오히려 저는 지금처럼 ‘조건을 지켜서 조금씩 즐기기’ 방식이 훨씬 마음도 편하고, 혈당도 더 안정적이에요. 당뇨라고 무조건 참지만 말고, 내 몸에 맞는 방식을 찾아보는 것도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