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가 너무 먹고 싶었던 당뇨 초보 시절의 나
당뇨 진단을 받고 나서 제일 먼저 바뀐 건 ‘음식 보는 눈’이었어요. 뭐 하나 먹기 전에 “이거 혈당 오르진 않을까?”부터 생각하게 되니까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회가 너무 먹고 싶은 거예요. 예전엔 회를 정말 자주 먹었거든요. 특히 광어랑 연어. 퇴근하고 막회 시켜놓고 혼술하던 그 낙이 있었는데, 당뇨 진단 받고 나서는 그 맛조차 참아야 하나 싶어서 너무 아쉽더라고요.
그러다 결국 어느 금요일 저녁, 스트레스도 쌓이고 그냥 도저히 못 참겠는 거예요. “당뇨에 회 먹어도 되나?”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고, 결국 검색도 해보고, 주변 사람들한테도 물어봤어요. 그런데 말이 다 다르더라고요. “생선이니까 괜찮다”는 사람도 있고, “초고추장 조심해”라는 사람도 있고… 그래서 결론은 하나였죠. 직접 먹어보고 몸으로 느껴보자.
무작정 먹지 말고, 방법을 생각하자
사실 저도 처음엔 “에라 모르겠다” 하고 회 한 접시를 그냥 시킬 뻔했어요. 근데 마음 한켠이 찝찝하더라고요. 당뇨라는 게 한번 올라간 혈당은 쉽게 안 내려가는 걸 알잖아요. 그래서 회를 먹되, 어떻게 먹을지가 정말 중요하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준비를 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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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추장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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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최소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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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은 저염 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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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채 곁들임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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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순서 고려 (야채→단백질→탄수화물)
이렇게 작전을 짜고 회를 먹어보기로 한 거예요. 진짜 거의 실험하는 기분이었어요. 몸 반응이 어떤지 직접 체험해보기로요.
드디어 회 먹던 날, 눈치껏 신중하게
금요일 저녁, 동네에 괜찮은 회센터가 있어서 광어+우럭 반반으로 한 접시 포장해왔어요. 거기에 상추, 깻잎, 오이 같은 채소도 따로 사왔고요. 집에 오자마자 한숨 푹 쉬고, “자, 한번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식사를 시작했어요.
첫 순서는 샐러드처럼 야채만 먹기. 혈당이 천천히 올라가게 하려고요. 그다음엔 광어 한 점씩 상추에 싸서 간장만 살짝 찍어 먹었어요. 초고추장은 정말 아쉽긴 했는데, 대신 청양고추랑 마늘로 간을 맞췄어요. 그렇게 먹으니까 생각보다 훨씬 괜찮더라고요. 생선 본연의 맛이 더 느껴졌달까?
밥은 딱 반 공기만. 그것도 거의 마지막에 먹었어요. 당 떨어질까 봐 무서운 것도 있었고, 어느 정도 채소랑 단백질로 배를 채운 다음이라 양도 충분했어요.
혈당 측정 결과는 어땠을까?
회 먹기 전 혈당은 109였어요. 평소 공복 혈당보다 살짝 높긴 했지만 나쁘진 않았죠. 식사 후 1시간째는 138. 살짝 올라갔는데 걱정할 정도는 아니었어요. 2시간째엔 다시 117로 내려왔어요. 그때 진짜 안도의 한숨을 쉬었어요.
생각보다 혈당이 많이 오르지 않아서 “아, 회는 정말 잘만 먹으면 괜찮구나” 싶었어요.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제 몸 기준’이고,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요. 중요한 건 먹는 방식이었어요. 초고추장, 밥, 순서. 이 세 가지만 제대로 조절하니까 혈당 스파이크도 없이 무사히 넘어갔어요.
그 이후로 생긴 회 먹는 루틴
그날 이후로 회가 땡길 때는 겁먹지 않고 준비해서 먹어요. 습관처럼 된 팁은 이런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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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를 먹기 전 반드시 야채로 먼저 배 채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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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는 단독으로 먹기보다 채소랑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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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추장 대신 고추냉이나 다진 청양고추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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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은 너무 찍지 말고 최소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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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되도록 먹지 않거나, 마지막에 소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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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후 산책 10~20분은 필수 코스
이렇게 습관을 들이다 보니까 이제는 회 먹는 것도 스트레스가 아니에요. 오히려 “아, 이번 주말엔 연어 사 먹을까?” 하면서 즐길 수 있게 됐어요. 단, 회 종류에 따라 약간 다르긴 하더라고요. 연어는 기름이 많아서 포만감도 세고, 광어나 우럭은 담백해서 부담이 덜하고.
주변 사람들 반응은?
당연히 궁금해하죠. 당뇨인데 회 먹어도 되냐고. 저도 처음엔 이게 죄 짓는 기분이었는데, 이제는 당당히 말할 수 있어요. “먹어도 되는데 방법이 중요해.” 특히 외식할 땐 초밥보다는 ‘사시미’를 고르라고 조언해요. 밥은 적게, 회는 많게. 사실 일반 초밥 먹으면 밥 양이 생각보다 엄청 많거든요. 그게 진짜 문제예요.
회 좋아하는 당뇨인들 사이에서 ‘야채+회+운동’ 3콤보가 국룰이에요. 제가 직접 실천해보니까 확실히 혈당 관리에도 큰 문제 없고, 심리적인 만족도도 높고요.
내가 느낀 변화
당뇨를 진단받고 처음엔 너무 조심스러웠어요. 진짜 뭐 하나 먹는 것도 불안하고, 예전처럼 마음대로 못 먹는다는 게 너무 스트레스였거든요. 그런데 회를 시작으로 ‘잘만 먹으면 된다’는 걸 깨달으면서 마음이 훨씬 가벼워졌어요. 단지 피하라고만 하는 게 아니라, 먹는 방식을 바꾸는 게 핵심이더라고요.
이건 회뿐만 아니라 다른 음식에도 마찬가지였어요. 먹지 말아야 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먹느냐가 중요하다는 걸요. 그렇게 하나씩 바꿔가다 보니까 지금은 식사도, 혈당도 훨씬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당뇨인 분들께 드리고 싶은 팁
회 먹고 싶을 땐 너무 참지 말고, 방법만 바꿔보세요. 나처럼 정리해서 먹으면 혈당 큰 문제 없이 충분히 즐길 수 있어요. 단, 꼭 본인 혈당 상태에 맞게 조절하세요.
한 줄 요약
당뇨여도 회 먹을 수 있어요, 단지 먹는 ‘순서’와 ‘양’ 그리고 ‘초고추장’만 잘 조절하면 됩니다!